(자작)시

'어린병아리색은 내 가슴에' (자작)시

언제나민들레 2012. 2. 1. 19:27

 

                                                                                                                                                  2012. 01. 08 (금요일) '금성산' - (담양)

 

 

'어린병아리색은 내 가슴에'

 

 

답답함에 들길을 뛰어 봐도

잠시 그때 뿐

온몸을 휘감은 무엇이

구렁텅이의 아가리를 보여주며

더는 비켜설 수 없는 벼랑으로

뒷걸음질 치게 한다

 

견디고 버티기가 버거워

차라리 모든 걸 내려놓고

그만 편해지고픈 서글픔과 다툴 때

길가에 쭈그린 달맞이 꽃

수수하고 친근하던 갈대꽃들도

돌연 태도를 바꾼다

 

대본을 잃어버린 인생사

원죄와 지은죄가 많아서란 걸

한번 더 깨달으며

인적 끊긴 강변에서 

세상에 없는 그리움을 부르며

울고 또 울었다

 

시름 시름 앓다 주저앉은

의욕 빠져나간 몸뚱아리가

그래도 살아있어야 하기에

갓난애 보듬은 어머니의 눈길로

응원 보내준 어린병아리색의

연노랑 세상빛을 만난다

 

올 가을엔 고운 단풍 앞에서

눈시린 하늘을 올려다 보며

밝은 웃음 지을 수 있을까

어린병아리색의 아름다운 추억들은

잊거나 버리고 지울 수 없기에

모아 모아서 가슴에 쌓는다

 

 

0. 2012. 01. 31 (화요일) 추워지는 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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