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간 이 역'

언제나민들레 2011. 12. 14. 19:38

 

                                                                                                           사진 2011. 11. 25 (금요일) '순천만'

 

 

'간 이 역'

 

 

누군가를 그리며 기다리는

작고 허술한 간이역에

포근 포근하게 당도한 사람이

훌쩍 샛바람처럼 지나간다

 

멀어져간 뒷자락을 바라보다

차라리 눈을 감아버린 역사(驛舍)에

해거름은 휑한 밤공기를 보내

주변에 흩뿌려 놓는다

 

역을 거쳐가는 사람이든

역을 지키는 사람이든

떠나고 보내는 안타까운 심사는

후유증이란 뒤풀이를 남기겠지만

 

저 둥근달이 닳아 빠지고

또다른 계절이 다가선다 해도

석달 열흘이 지나지 않아

이곳을 다시 찾아줄 한사람

 

간이역이 밤빛에 묻힐 때면

청사초롱 어여쁜 불 밝히고

세월과 벗하며 기다릴테요

내 고운 사람을 기다릴테요

 

 

0. 2011. 12. 11 (일요일) 늦은 밤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