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사랑하는 엄마' (자작시)

언제나민들레 2017. 11. 8. 22:05

  사진(폰카) 2017. 11. 1(수) 00성당 - 광주광역시 









     '사랑하는 엄마'





엄마 어느 여름날이였지요

제가 사고로 입원했을 때도

우리에겐 웃음이 많았던걸 기억하신가요

하지만 그런 여유로움도 누군가의

질투심에 무너져 버린건 아닐까요

이번에는 제가 엄마 곁을 지키며

모녀지간의 사랑탑을 쌓았지만

이토록 허망할줄 몰랐네요

일과중 대부분은 엄마를 염려했고

엄마위한 식재료도 아직 남았는데

이제 큰딸은 하늘만 바라보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요

 

저기 우리집 처마 밑에

낡고 오래된 거미줄과 낙엽들이

오늘은 처량해 보입니다

엄마의 가냘퍼진 손을 붙들고

두시간째 시간을 보내다가도

돌아서면 다시 보고싶어지곤 했었지요

온종일 큰딸만 기다린 사람처럼

병실에 들어서면 그토록 반기셨던 분이

슬픈 눈은 어찌 감으셨나요

 

작년 늦은 봄날이였지요

오랜만에 아빠 산소를 찾았을 때

엄마와 두손모아 기도했듯이

이젠 제가 엄마처럼 엄마위한

기도를 드릴게요

보름전 오빠와 함께 엄마 발을

씻겨드린건 참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에

지금도 마음이 흐뭇하답니다

 

엄마 오늘이 벌써 입동이네요

이제 곧 찬바람과 눈발이 날릴텐데

엄마나라는 따뜻하신가요

일찌기 아빠를 여의시고 고생

고생하셨던 가엾은 엄마

엄마께서 그토록 사랑하고 의지하시던

하느님 품에서 편하시리라 믿어요

부디 행복하소서 엄마

사랑하는 우리 엄마

 

 

 

 

ㅇ. 2017. 11. 7(화) 성당자매님(10월 30일 별세)의 큰딸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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