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폰카) 2013. 07. 21(일요일) 광주시 북구 매곡동 '김용학의 가'(고택)
'너를 볼때면'
번들 번들 다듬어진 논바닥으로
어린모가 이주 하던날
철버덕 철버덕 걸음걸이 둔하던
아버지의 단단한 종아리같아 보이는
너를 볼때면
그 시절 아리따운 누이인 듯
파리하게 고운 꽃잎들이
메마르고 찌든 가슴을 어루만진다
빈질반질하고 매끄럽게 보이지만
주름잡히고 야윈 할아버지의
빈약한 팔뚝같아 보이는
너를 볼때면
눈 내리던날 대나무밭 사잇길로
가마타고 시집오던 새색시의
봄꽃같이 단아한 모습이
아련한 시간의 문틈에서 기웃거린다
땡볕 내리쬐던 하늘과
정감 어린 산천은 그대로이나
어디론가 떠나버린 세윌과 사람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길목에서
너를 볼때면
세속에 야합하여 허우적대는
처연해진 내 영혼이
네 꽃 그늘에 살며시 숨어든다.
ㅇ. 2013. 07. 19 (금요일) 막 피어오른 백일홍을 만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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