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병 풍 산' (병풍산 3)

언제나민들레 2011. 3. 13. 11:26

                                                                                                                                             사진 2011. 03. 10 '병풍산' - 담양

'병 풍 산' (병풍산 3)

 

 

봄을 시샘하는 까칠한 북서풍이

산 능선을 활보하고

응어리로 남은 잔설들은

겨울의 영역이라며 침묵시위를 한다

 

한 낮인데도 발자국만 녹은 등산로는

독특하게 새까만 빛깔의 흙반죽으로

질컥거리며 미끄러져

발걸음에 부담을 준다

 

사슴처럼 고개를 빼 들고

봄볕을 만나는 바윗돌과 나무들

이들이 살아가는 뒷쪽은 겨울이고

앞쪽은 봄날이라 하겠다

 

'까악' 느닷없이 나타난 까마귀 떼가

만만한 대상을 물색하는 듯

하늘을 난폭하게 선회하며

편안해진 정서를 흔들어 놓는다

 

하지만 더 맑아진 푸른하늘과

순수한 자연의 품 속이 좋고

겨울을 몰아내는 봄볕과

꿀맛 약수가 있는 행복한 산행이다

 

 

0. 2011. 03. 10. 병풍산 산행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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