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수필

'어린이와 물감'

언제나민들레 2010. 12. 12. 20:33

 

 

어린이와 물감’

 

 


버스를 향해 뛰어가는 학생들

문구점엔 준비물 챙기는 아이들

사람과 차량으로 혼잡한 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 보호활동을 하던중


힘없이 문구점을 나서며

뒷골목을 돌아 눈물 훔치는 여자아이

“너 왜 거기 있는 거냐

지금 울고 있는 거야“


물감 살 돈이 부족해서 그래요

날 바라보는 눈이 서럽고

작고 여린 손 안에는

동전이 한 주먹이지만


물감은 이천 칠백원으로

가진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저씨가 이천원 줄게 물감사라

이제 그만 울고 받을래“

아이 얼굴은 금세 밝아졌고

내 마음도 뿌듯해 진건


이 아이가 자라서

유명한 화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퇴근 후 막내딸을 보며

사려 깊지 못한 날 책망한다

아침엔 급하게

아이 눈물을 그치게 해 주었을 뿐


아이가 그림붓은 가졌는지

왜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까

어린시절 물감과 친하지 않아서 지만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0. 2008. 5. 29. 아침에 초등학교 앞 교통근무를 하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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