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물감’
버스를 향해 뛰어가는 학생들
문구점엔 준비물 챙기는 아이들
사람과 차량으로 혼잡한 초등학교 앞에서
어린이 보호활동을 하던중
힘없이 문구점을 나서며
뒷골목을 돌아 눈물 훔치는 여자아이
“너 왜 거기 있는 거냐
지금 울고 있는 거야“
물감 살 돈이 부족해서 그래요
날 바라보는 눈이 서럽고
작고 여린 손 안에는
동전이 한 주먹이지만
물감은 이천 칠백원으로
가진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저씨가 이천원 줄게 물감사라
이제 그만 울고 받을래“
아이 얼굴은 금세 밝아졌고
내 마음도 뿌듯해 진건
이 아이가 자라서
유명한 화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퇴근 후 막내딸을 보며
사려 깊지 못한 날 책망한다
아침엔 급하게
아이 눈물을 그치게 해 주었을 뿐
아이가 그림붓은 가졌는지
왜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까
어린시절 물감과 친하지 않아서 지만
그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0. 2008. 5. 29. 아침에 초등학교 앞 교통근무를 하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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