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그 길을 걷고 있어요'(자작)시

언제나민들레 2012. 6. 13. 13:01

 

                                                                                                  사진 2012. 06. 11 (월요일) '섬진강 기차마을'(가정역 앞) - 곡성

 

 

'그 길을 걷고 있어요'

 

 

불볕 무더위 속에서

한순간 지나간 소나기와 같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쏭달쏭하고

한편으론 긴가민가해 보이는

여름 한낮 단꿈은 아니었을까

 

우리 잠시 걸었던 길에서

시간이 멈춰 주길 갈망했다면

지금 그 반대의 마음인 것은

어떤 연유에서 일까요

표정을 잃고 감정이 말라버린

바보스런 발걸음이

다시 그 길을 걷고 있네요

 

함께 보았던 향긋한 꽃잎

함께 만났던 가지많은 나무에

애틋하게 매달린 그리움들

할 수만 있다면

맑고 고운 님의 눈 속에서

오래토록 함께 살고 싶었던 걸

그댄 모르시지요

 

저녁빛을 그리는 서쪽하늘에

내 모습과도 같은 먹구름이

동무처럼 다가 오네요

어두컴컴해진 플라타너스 그 길을

언제까지 서성거려야 좋을런지요

 

 

0. 2012. 6. 09 (토요일) 저녁 '전남대학교' 교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