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학교 가는길' (자작시)

언제나민들레 2015. 1. 5. 23:15

                                                                                           사진(폰카) 2015. 01. 03 (토요일)밤 '천변' - 광주광역시 동구

 

 

 

     '학교 가는길'

 

 

    히말라야가 숨겨놓은
    인도 서북쪽의 오지마을 잔스카
    이 마을 열살 아이들에게
    학교는 꿈 그 자체이다

    아버지들을 뒤따르는 아이들은
    기숙사 딸린 학교를 향해
    열흘간 위험한 행군을 해야한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얼음물을 건너고
    가파른 바위 능선을
    염소처럼 기어 오른다

    사람들의 피부가 새까만건
    극한 추위와 반사된 설산의 햇볕

    때문이 아닐까
    바지와 신발이 젖고
    얼었던 발은 동상이 괴롭히지만
    쉬어갈 보금자리는 없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의 할아버지는
    웅크린 손자 옆에서
    힘들어도 가야한다며 울먹인다

    천막을 친 잠자리에서도
    한기는 뼛속을 파고들고
    아침이면 또 기다리는 고달픈 여정

    그렇게 없는 길을 만들고
    험로 헤쳐 나가기를 열흘
    마침내 저만큼 학교가 보인다 
    계곡물에 세수하며 웃는 아이들에게
    깨끗한 옷을 꺼내
    갈아 입히는 위대한 아버지들

    그들은 이제 하찮은 생필품을 사주고
    한두푼의 용돈을 쥐어준 후 
    왔던 길을 허전하게 되돌아간다 


    ㅇ. 2015. 01. 05 (토)밤
         KBS1 다큐멘터리 '학교 가는길'을 보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