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자작)시

언제나민들레 2012. 8. 17. 22:09

 

                                                                                                                      사진 2012. 08. 01 (수요일) '무등산' 새인봉 가는길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어머니

여름날 기나긴 해가

그만 집으로 들어가려는지

뜰방으로 올라와서

마루바닥을 어루만지고 있네요

날이 무지 더운 오늘은

어머니께서 잘 만들어 주시는

오이냉채가 먹고 싶었어요

또 어머니표 콩물국수도 생각났고요

 

이제 곧 어둑해질텐데

아직 고추밭에 계신가요

아니면 시장엘 나가셨나요

어디에 계시면서 이렇게 늦으신지요

온 가족이 저녁을 들지 않고

열린 대문만 바라보고 있거든요

부디 막차에 오르셔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시지요

 

어머니

올해는 오곡백과가 잘 여물어 가고

추석 명절도 머지 않았네요

어머니의 젊은날과 같은 둥근달이

이밤도 앵무산 위로 떠오를텐데

덩그렇게 비어버린 집안과

다정했던 이웃 사촌들

표정 잃으신 아버지의 슬픔과

막내동생의 설움은 어쩌실건가요

 

처마 밑에 대롱 대롱 매달린

어머니께서 따오신 씨종자 옥수수와

담장 너머 늙은 은행나무도

시무룩하게 슬퍼하고 있네요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0. 2012. 08. 04 (토요일) 모친상 당하신 고향친구 문상 후에...

                                    (교통사고로 운명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