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들길을 걸으면 눈물이 난다'

언제나민들레 2011. 9. 18. 10:20

 

                                                                                                                               사진 2011. 08. 29 (월요일) '영산강' 강변공원

 

'들길을 걸으면 눈물이 난다'

 

 

들길을 걸으면

눈물이 난다

들판 어딘가에서

그 많은 풀들을 모아

양 어깨 저리는 지게질로

소 먹이를 주시던 분이

세상에 안계시기 때문이다

 

영글어 가는 곡식을 보면

눈물이 나려 한다

여름내 논 물꼬를 돌보며

나락을 가꾸고

옥수수 참깨 고구마 농사로

자식들을 살찌워 주시던

두분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서다

 

풀 태우는 연기를 보면

눈물이 나려 한다

마당에 어스름 어둠이 짙어지면

마른 풀에 불을 놓고

젖은 풀을 올려 놓아

풀 연기로 모기를 몰아내던

그 시절 그리움이 있어서다

 

저녁 하늘에 별빛이 반짝이면

눈물이 나려 한다

밤하늘에 별빛이 밝아지면

와상에 둘러 앉은 식구들이

저녁을 먹고 누워서

고요한 하늘바다에 섬섬하게 널린

별들과 친분있게 지내서다

 

오늘밤 강변의 들길엔

잘자란 들풀 냄새가 정겹고

막 피어오른 갈대꽃들이

고향인듯 친숙하다

모처럼 구름없는 하늘에도

둥근달이 사람을 따르고

오롯한 별들은 친구처럼 좋다

 

 

0. 2011. 09. 14 (목요일) 밤 '영산강' 강변 산책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