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수필

'아저씨. 저 죽을 뻔 했잖아요. 흑 흑'

언제나민들레 2011. 6. 6. 14:37

 

                                                                                                                                    사진  2011. 05. 25 (수요일) '무등산'

 

'아저씨. 저 죽을 뻔 했잖아요. 흑 흑'

 

 

오늘 새벽 2시가 넘어가는 시각에

'딩동'음과 함께

'음주 교통사고'라는 문구가

네비게이션에 떠 오른다

 

현장은 왕복 2차로의 도로로

언덕길을 넘어 오던 덩치큰 승용차가

우측 인도를 올라타고

그곳에 주차된 1톤 화물의 후미를

들이받은 사고의 상황이다

 

꼭두 새벽이지만 구경꾼들이 많았고

그중에 키가 훤칠한 30대 남자가

운전자를 가르키며

"저 사람이 음주 사고를 냈는데

여기 1톤 앞에 우리 와이프가 서 있었어요.

이 차가 없었으면 우리 와이프는 죽었을 겁니다."하면서

빨리 무얼 해 달라고 요구한다

 

와이프라는 여자는

"제가 이 차 앞에서

택시를 세우고 있었어요.

이 차가 없었으면

저 벌써 죽었을 거예요."그러면서

 

"저 아저씨에게 '저 죽을 뻔 했잖아요'라며

항의 하였더니 거짓말 한다면서

'너 같은 건 죽어도 돼' 하시더니

손바닥으로 턱부위를 한대 때렸다며

처벌을 요구한다

 

국 40대 후반의 운전자는

만취운전으로 취소 수치가 확인되었고

덤으로 폭행 가해자 신분으로

담당 부서에 넘겨지게 된다

 

여자가 정말 기가 막혔는지

테이블 위에 A4용지를 깔고

머리를 털어 보였다

 

작은 부스러기 들이 많이 떨어져 나온다

1톤 우측 앞에 서 있던 종려나무가

사고 충격으로 나무의 부스러기 파편들을

떨친 것들이다

 

과연 정말이었다

덩치큰 승용차의 전면부가

크게 망가진 것으로 봐서

1톤 화물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어느 장소에서도 인도상에 주차된 차량은

잘 볼 수가 없었는데

정말 우연의 일치 였을까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에

나도 한마디 거들었다

"두분 모두 천운이 따라 주신 거 같네요.

이만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신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일을 마치고 보니

운전자는 세상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으로

여자는 수호천사가 강력히 보호해 주는

신비하고 귀하신 몸같아 보여

여신처럼 여겨졌다

 

 

0. 2011. 06. 05 (일요일) 음주운전은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