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은퇴 하셔야죠'
사진 2011. 05. 04 (수요일) '무등산'입구 / 이거 이름을 몰라요 ^^
'이젠 은퇴 하셔야죠'
그저께 주간 근무 때
다소 놀랍기도 하고 어이없는 일을
담당하게 되었다
점심 시간이 가까왔을 때
어느 은행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은행으로 달려가 보니
총무직을 맡고 있다는 직원이
cctv영상 저장 장치를 되돌려 보이며
사건 설명을 해준다
신고 한시간 전의 상황이다
정장차림의 60대 중반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는
남자 한명이 어깨에 가방을 메고
1번 창구로 다가 가서
5천원권 200만원(400매)을 내 놓으며
5만원권으로 교환을 요구한다
여직원이 5만원권 200만원(40매)을 건네 주자
그것을 오른손으로 받아 들면서
동시에 왼손으로는 100만원(20매)을
순식간에 빼 돌린다
정말 화려한 손기술이다
그런 후, 태연하게도 나머지 100만원(20매)을 내 밀며
"내가 언제 5만원권으로 바꿔 달라고 했어요"라며
재차 1만원권으로 교환을 요구하므로
곧바로 1만원권 200만원(200매)을 교부하게 된다
잠시후 여직원이 스스로
속은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사기꾼이 은행을 빠져나간 뒤였다
우리는 이렇게 교묘하게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아 가는 것을
'네다바이' (사기) 라고 말한다
그 사기꾼은 그날 다른 은행에도 들려
분위기를 살피고 돌아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사기꾼에게 속은 여직원은
그렇게 경력이 많지 않은 나이 작은 아가씨였고
실수였기에 피해금액은 고스란히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기꾼은 성공적인 사기를 치기 위해
바로 이런 여직원을
노렸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 은행에서는 같은 계열의 은행에
사기꾼 주의 경보를 담은 전통문을 보내고
우리는 사기꾼에 대한 정보를 모아
상급 부서에 보고하게 된다
그리고 어제 낮시간의 일이다
집에서 쉬고 있던 중
피해 은행 총무직원의 전화가 걸려왔다
시내 모은행에서 그 사기꾼을
붙잡아 두었다는 것이다
즉시 주간 근무자들을 보냈으나
그 사이 사기꾼은 도망쳤다고 한다
허탈한 심정이었다
그 사기꾼은 같은 인물로
이번에는 5천원권 100만원(200매)을 내 밀며
5만원권으로 교환을 요구 하였으나
이미 용의자 인상착의를 알고 있는
창구 여직원이 신고 전화를 하는 사이
100만원을 그대로 놓고
도망하였다 한다
정말 대단한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사기꾼이 놓고간
현금 100만원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압수를 한다.
아니면
피해 입은 여직원에게 준다. 흑 흑 흑
"여보시오. 노인장
이젠 은퇴 하셔야죠.
정말 재미없고 창피한 날이
곧 닥칠 수 있으니 말이죠."
0. 2011. 5. 20 (금요일) 야근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