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불 갑 산'

언제나민들레 2011. 4. 25. 14:00

 

                                                                                      사진 2011. 04. 23 (토요일) '불갑산' - 영광

 '불 갑 산'

 

 

꽃꽂이 전시회가 열린 듯

눈길 닿는 산마다

울긋불긋한 꽃다발 장식으로 이채롭다

 

산사 오르는 길목엔

수백년을 해로한 팽나무 노부부가

석불처럼 정정한 하루를 지내고

 

슬픔이었음 에도  기쁨이었던 양

살아 있으면서  죽어있는 듯한 꽃무릇은

봄비를 만나 그림자빛 생기를 얻는다

 

백팔계단을 올라 서면

번뇌에서 해탈할 수 있다는 연실봉에서

주변인들의 평안도 기원해 보며

 

누구도 모르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그곳에 있었던 건 아닐까

노적봉의 연리지 사랑이 부럽고도 안스럽다

 

단비 모여든 계곡에 은구슬이 흐르고

갓 피어난 홍단풍 어린 입술에

입맞춤을 할 수 있어 행복한 사월이다

 

 

0.  2011. 04. 23 (토) '불갑산' (영광) 산행 후에...